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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 라는 기관에서 발표하는 부패지수 CPI 2007을 보면 올해 우리나라는 5.1점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말레이시아와 공동 43위에 위치하고 있다. 작년과 동일한 수치로, 부패정도는 변함이 없다. 과거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겠지만 아직도 꽤나 낮은 점수로 보인다. 미국과 일본이 비슷하게 7점대에 있고, 가장 깨끗한 나라로 나오는 북유럽 국가들은 9점이 넘는다.
뇌물수수혐의로 얼마전 국세청장이 구속됐고, 삼성의 떡값 명단에 전현직 고위층 검사들이 포함되어 이슈가 되고 있다. 재산이 수천원억원이라는 모 대통령 후보는 뭐가 아쉬운지 자식들을 유령직원으로 등록해서 월급을 준 사실이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고... 가깝게 우리 IT 업계는 어떤가. 경쟁입찰에서 업체의 선정은 대부분 기술력 보다는 인맥에 의해 이루어진다. 대기업 주변에 포진해있는 솔루션 업체들이 거의 그 대기업 출신들로 이루어져 있기도 하다. 이왕이면 아는 사람에게 프로젝트를 맡기겠다는데 뭐가 문제일까. 그 사이에 돈이 오가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일부의 문제가 아니라 아주 만연되어 있다. 그래서 대기업 부서의 담당자가 바뀌면 그 부서의 일을 처리하는 업체가 바뀐다. 이런 관행에 익숙해져 있는 영업맨들은 당연히 돈을 줘야 영업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고, 갑의 위치에 있는 사업 담당자들은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하곤 한다. 물론 잘 아는 사이에서만 돈이 오가는 것은 아니다. 값과 을이 충분히 긴밀한 관계가 아니라면, 갑이 을에게 프로젝트를 주면서 병이라는 업체를 붙여서 일부 금액을 병에게 주도록 요구한다. 예전에 일만 시키고 돈을 못준 일이 있어서라는게 보통의 핑계다. 관공서에서 경쟁입찰을 위한 RFP를 낼때도 이를 써주는 업체가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관공서의 경우는 업체 선정의 공정성을 위해서 평가를 담당하는 자문교수들을 활용한다. 그렇더라도 교수들이 매수되는 경우가 많고, 또 자주 사용되는 방법의 하나로 하드웨어 사양을 이용한 "알박기"라는 것이 있다. RFP에 서버 사양을 특정 제품만 맞출 수 있게 넣어두고, 해당 서버 업체와 미리 말을 맞춰두는 것이다. 서버 업체는 이 입찰에 관해서는 미리 약속된 SI 업체에만 서버를 제공하므로, 다른 업체들은 요구되는 서버 사양을 맞출 수가 없게 된다. 제안에 참여하는 업체가 2개 업체가 안되면 유찰시키는 제도가 있지만 아는 업체 하나를 더 참여시켜서 유찰을 막으면 그만이다. 이런 내용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을것 같다. 내가 아직 이런 것들을 잘 볼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아서, 스쳐 지나가면서 몇몇을 봤을 뿐이니까. 업계에서의 돈거래의 관행은 익히 들어왔던 바이지만 주변의 잘 아는 사람들이 이런 거래에 개입되는 것을 직접 보는것은 생각보다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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