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저장방식 bio

사람이 기억을 저장하는 방식을 생각해보자. 자신의 생각을 기억하는 암기법 같은거 말고 그냥 자신이 경험한 일들이 자동으로 기억되는 과정 말이다. 사람을 컴퓨터로 대치시켜 생각해본다고 할때 기억은 어떤 포멧으로 저장될까. 텍스트, 사진, 동영상 이 셋중에서 골라본다면? 일단 사진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TV 뉴스에서 나오는 소리는 텍스트로 저장되는것 같기도 하고, 어떤 장면은 동영상으로 기억속에서 재생되기도 한다. 동영상이 텍스트와 사진까지 포함할수 있으니 그럼 동영상이 가장 비슷한 포멧일까.

텍스트, 사진, 동영상이라는 잘못된 예제를 버리고 우리 머릿속에 저장된 기억을 경험한 시점으로 시간을 되돌려보자. 아침에 일어나내가 봤던 창밖의 경치는 눈을 통해, 참새의 소리는 귀를 통해, 커피머신으로부터의 커피향은 코를 통해 경험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 경험한 정보는 해당 감각기관의 감각 형태대로 저장되고 기억될 것이다. 창밖의 경치는 이미지로, 참새의 지저귐은 소리로, 커피향은 냄새로. 언어만 예외다. 뉴스에서 아나운서가 한 말은 소리로 경험하지만 곧 언어로 변환된다. 신문기사의 내용은 시각적 이미지로 경험하지만 곧 언어로 변환된다. 신문기사의 폰트가 너무 특이했다면 그 이미지까지 오랫동안 기억에 남겠지만 보통은 신문기사의 시각적 이미지는 바로 폐기처분되고 내용만 기억된다. 시각적 경험이 저장되는 형태가 사진일지, 동영상일지는 사실 쉬운 문제다. 동영상은 사진들의 모음일 뿐이니까.

보통 사람들의 기억속에 사진은 매우 낮은 해상도로 저장된다. 그리고 아마도 과거에 비슷한 걸 본적이 있고 그게 기억속에 저장되어 있다면 다시 저장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평범한 모양의 신발을 10개 보고나서 또 다른 평범한 신발이 이전에 본 10개중에 있었는지 기억해 내려 한다면 어려울 것인데, 그건 10개 신발의 이미지가 해상도가 너무 낮아서 구분이 안된다기 보다 아예 저장 자체가 안되서 일수도 있을 것이다. 소수의 특이한 기억력을 소유한 사람들은 사진을 매우 높은 해상도로, 방대한 양을 머릿속에 담고 있다고 알려져있다. 이들은 전화번호부의 각 페이지에 대한 이미지 자체를 생생기 기억하고 그걸 다시 끄집어내서 살펴볼수 있고 그 안에 적혀있는 번호를 읽어낼수 있다.

우린 기억속에 저장된 감각적 경험을 희미한 형태지만 머릿속에서 다시 재생해 볼 수 있다. 언어로 변환되어 저장된 정보 역시 마찬가지다. 귀로 들은 말과 눈으로 본 글자들만 언어로 변환되는 것은 아닌듯하다. 눈으로 본 영상 역시 바로 해석되는데 이때 해석된 언어 정보도 같이 저장된다. 예를들어 눈 덮힌 산을 봤다면 "눈 덮힌 산" 이란 언어도 저장된다. 언어가 텍스트로 저장된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우린 이미지를 저장할때 항상 텍스트를 같이 저장한다. 전문용어로 이를 태깅이라 하는데, 우리가 보는 영상은 자동 태깅된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태깅할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태깅이 안될 것이다. 급격히 위로 치솟는 빨간색 주식차트의 영상을 아이들은 삐죽삐죽한 빨간선으로 태깅한다. 빨간색 물체가 어떤게 있지? 하고 기억을 떠올릴때 우리 머릿속에 저장된 모든 사진을 한장씩 끄집어내서 색깔을 파악하려 한다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문제지만 모든 사진을 불러낼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도 문제가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기억속의 영상에 "빨강" 이라고 태깅해두고 빨강이라고 태깅된 영상들을 찾는다. 아마도.

덧글

  • 타마 2016/06/23 17:14 # 답글

    아마도 라니 ㅋㅋ
  • ChristopherK 2016/06/24 19:47 # 답글

    사실은 ASCII라든가..
  • 샘터 2017/04/24 18:27 # 삭제 답글

    글을 읽고 제 이메일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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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감이 가는 글로 감동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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